[인터뷰]말 못하는 동물들을 위해 끝까지 소송하겠다

2018.01.10. 오후 1:04 | 활동•소식

한국일보에서 박주연, 서국화 공동대표의 인터뷰를 실어주셨습니다.

두 공동대표의 동물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목표를 밝히고 새해에도 계속 될 활동계획과 다짐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아래 인터뷰 기사 전문을 인용합니다(본 기사는 2018. 1. 4.자 한국일보 지면 28면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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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하는 동물들을 위해 끝까지 소송하겠다”

‘비인간 권리를 위한 사람들’ PNR

서국화.박주연 변호사

동물권 높이고 동물 위한 소송 활동

“잔인하게 죽이는 걸 금지하는데

법률상 ‘잔인하게’가 모호”

현행 민법에는 동물이 생명이 아닌 물건의 지위에 있다. 이는 동물 학대 사건이 발생해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주 원인으로 꼽힌다. 때문에 동물보호법이 반려인들의 정서와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1991년 동물보호법 제정 이후, 현재까지 동물학대 단독으로 징역형을 선고 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동물의 법적 지위를 높이고, 직접 말을 하지 못하는 동물들을 위해 소송에 나서는 이들이 있다. 동물권 연구를 위한 변호사 단체인 ‘PNR(People for Non-human Rights.비인간 권리를 위한 사람들)’의 공동 대표인 서국화(33), 박주연(33) 변호사다. 처음엔 6명이던 PNR 회원은 동물권에 관심 있는 변호사들이 합세하면서 현재 9명까지 늘었다. 이들은 서 변호사가 일하는 서울 서초동 법무법인 도담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현재 동물보호법 가운데 학대금지 조항을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물보호법 상 동물을 잔인하게 죽이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잔인하게’라는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법을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 상습학대자의 동물 소유를 제한하는 것, 개 식용을 법적 사각지대로 만들고 있는 축산물 위생 관리법 등도 개선되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국제상법 환경 등 자신들의 전공분야가 따로 있지만 동물보호를 위해 앞장서게 된 데는 고통 받는 동물들을 외면할 수 만은 없었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는 지난 2007년 동물과는 전혀 관계 없는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살아 있는 새끼 돼지의 네 발에 밧줄을 걸어 잡아 당겨 찢어 죽인 사건을 보고 동물을 이용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하면서 동물보호단체의 법적 자문을 하면서 동물보호 활동에 참여했다. 서 변호사도 죽기 싫어 몸부림을 치는 소와 이를 무감각하게 바라보는 사람이 함께 담긴 영상을 보면서 동물해방과 육식 등에 관심을 갖게 된 경우다.

서 변호사와 박 변호사는 미국 동물권 변호사 스티븐 와이즈가 이끄는 ‘넌휴먼 라이츠 프로젝트'(Nonhuman Rights Project.NhRP)’와 협업을 통해 국내외 동물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나갈 예정이다. NhRP는 지난해 3월 개인 소유 침팬지인 ‘토미’와 ‘키코’에 대해 동물 우리가 아닌 야외 동물보호소에서 지내도록 해야 한다며 사람에게 적용되는 법적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는 소송을 벌인 바 있다.

이들은 “비록 패소하긴 했지만 그만큼 해외에선 동물에 대한 법적 지위에 대해 고민하고, 소송 주체가 사람이 아니어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며 “한국에선 아직 사람 이외의 자가 소송을 한 적이 없는 현실에서 동물의 권리를 법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고은경 동그람이 팀장 scoopko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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