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금쪽같은 개헌기회, 뻥 차버린 국회는 각성하라

2018.04.30. 오후 4:15 | 활동•소식

30년만에 겨우 찾아온 개헌 기회, 특히나 국가의 동물보호 의무가 헌법에 명시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가 여야의 대치 속에 국민투표법 개정 데드라인을 넘겨버렸습니다. 개헌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도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때문에 이 땅에 살아가는 동물들의 삶은 소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헌동동은 계속해서 외치겠습니다!

성 명

금쪽같은 개헌 기회, 뻥 차버린 국회는 각성하라

 

개헌을 염원하는 국민의 뜻 외면한 국회를 규탄하며 진정성 있는 개헌 논의를 촉구한다!

개헌동동의 활동은 헌법에 동물권이 명시되는 그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6.13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에 부치려던 6월 개헌이 국회의 직무유기로 무산된 것에 대해 개헌을위한동물권행동(이하: 개헌동동)은 통탄을 금치 못하는 바이다. 지난해부터 장기간 국회에서 개헌논의가 진전되지 않자 2018년 3월 26일 대통령이 직접 정부 개헌안을 발의한 뒤의 일이다.

발의된 대통령 개헌안 제38조 제3항에는 ‘국가는 동물보호를 위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국가의 동물보호 의무를 천명했다는 점에서 대통령 개헌안을 적극 환영한 개헌동동은 지난 4월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는 대통령 개헌안을 시급히 통과시켜라!’는 기자회견을 개최, 헌법에 동물권 명시를 지지하는 서명부를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측에 전달했다.

하지만 국회는 6월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안 처리 데드라인이었던 4월 23일을 여야의 대치 속에 허무하게 넘겨버리고 말았다. 2014년 7월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위헌이 된 국민투표법을 3년 넘게 방치하고 있었던 국회의 게으름을 직무유기라는 말 외에 무어라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1987년 이후 30여년 만에 개헌이 이뤄질 절호의 기회가 날아간 것은 또 어떤가. 헌법 개정이 앞으로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개헌에 대한 여론의 요구가 높았던 상황에서 국민을 대표하여야 할 국회는 오히려 개헌의 걸림돌이 되는 심각한 모순을 보였다. 국회는 과연 민심을 제대로 읽고 있는지 자성해야 할 것이다.

6월 개헌이 좌절된 것은 야당, 그중에서도 자유한국당의 책임이 크다. 지난 대선 때 모든 당의 후보가 개헌을 약속했지만 자유한국당은 개헌논의 자체를 가로막으며 여권이 원하는 지방선거 동시투표를 저지하기 위한 성격으로 자당이 지지하는 개헌 일정을 이리저리 뒤바꾸다 9월 개헌을 주장해 왔다. 개헌에 대한 진정성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는 실로 보기 민망했다.

설상가상으로 자유한국당은 지난 24일 논평을 통해 ‘어설프기 그지없는 한 달 짜리 졸속 개헌안을 국회에 던져놓고 통과시키라며 생떼를 쓰는 청와대’라며 ‘국민투표법은 야당에게 개헌 무산의 책임을 전가하고 국민을 호도하기 위해 만든 술책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이 진정 국민개헌안 마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이제라도 스스로 내놓은 ‘6월 개헌안 발의, 9월 개헌’ 로드맵에 따라 하루빨리 개헌안에 대한 적극적인 합의에 나서야 할 것이다.

개헌에 대해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여야의 대치와 발의된 대통령 개헌안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방선거 이후 개헌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대통령 개헌안은 헌법 130조에 따라 공고일인 3월 26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한다. 대통령이 발의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국회는 5월 24일까지 본회의에서 가부를 의결해야 한다. 국회 표결까지 간다 하더라도 국회 재적의원 2/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야권이 지금처럼 반대한다면 통과 가능성이 낮다. 대통령 개헌안 철회 여부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후 심사숙고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안 국회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면 개헌 의제가 2020년 총선 전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무수히 많은 동물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물건에 불과한 지위와 법의 사각지대에서 인간에 의한 생사의 고통을 받고 있다. 국가의 동물보호 의무가 명시된 대통령 개헌안이 철회 위기에 놓인 것은 안타깝지만 개헌동동은 헌법에 동물권 명시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0년은 너무 멀다. 국회와 자유한국당은 제발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지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개헌 논의에 착수하라.

 

2018년 4월 30일

개헌을 위한 동물권 행동

(동물권연구단체 PNR,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바꿈, 한국고양이보호협회, 핫핑크돌핀스,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